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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에는 산문문학이 전통과 혁신의 길항작용 속에서 다양하고도 풍부하게 전개되었다. 관습적인 생활문자로 제작되던 비지문이 작가적 역량과 개성을 담지한 문예문으로 창작되면서, 앞시대 비지문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띠게 되었다. 특히 여성 묘주 묘지명의 경우,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정화된 여성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그에 따라 묘지명의 문체 또한 변화하였다.여성 묘주 묘지명은 대체로 망자의 아들이나 남편 등 망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요청에 의해서 제작된다. 청탁을 받은 작자는 망자의 행적을 자세히 기술한 행장이나 유사를 바탕으로 묘지명을 짓게 됨으로써 자의적 서술을 피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성 묘주 묘지명은 대체로 일정한 형식에 정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을 기록하여 망자를 현창한다는 제작관행 속에 씌여진 많은 작품들은, 한결같이 유교적 법도에 따라서 지켜야 할 규문의 법도, 이른바 梱範을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는 정형적 여성상을 전언하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작자 자신의 표현욕구에서 묘지명을 창작하는 경우, 묘지명은 紀實과 顯彰의 논리에 한정되지 않고 망자를 추억하는 작자 자신의 정에 의거해 망자의 일상체험을 서정적으로 정경화하는데 이르고 있다. 이는 여성의 삶을 유교적 규범과 가치 중심으로 바라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새롭게 여성을 바라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관점의 변화는 문체의 변화를 수반하였다. 시간적 순서를 따르는 평면적 구성 대신에 회상적 구성을 즐겨 구사하고, 개념화된 어휘로 망자의 생애를 개괄하고 평가하기보다 구체적이고 실감나는 사건과 장면의 재연을 통해 감동을 자아내었다. 김창흡의 「外孫女李氏壙誌」, 박지원의 「伯贈貞夫人朴氏墓地銘」과「伯嫂恭人李氏墓地銘」, 정약용의「丘嫂恭人李氏墓地銘」과 「庶母金氏墓地銘」등이 여성 묘주 묘지명의 새로운 모습을 잘 보여주는 예들이다.


There were great changes in the realm of prose in the Late Choson Dynasty. Epitaphs of this period showed new styles different from those of past epitaphs which had been written for practical purpose according to the custom. Many writers created new literary works with his talent and individuality in the realm of epitaphs. Particularly, there were great changes in the style of epitaphs for women. Those changes were based on a flexible understanding of women's life. Epitaphs for women usually are written at the request of the dead's son or husband. Writers don't describe her life arbitraily, and try to describe according to actual facts which was written by the dead's son or husband. Therefore the style of epitaphs for women is fixed on the whole. Many epitaphs which had been written for the purpose of making famous her life according to the custom consistently had a typical view of womanhood. Women who were described in those epitaphs are typical character who practiced metaphysical and dogmatic Way of Confucian ideas. However in the case of writing epitaph to recallect her everyday life and bring out the sadness of the writer, the style of epitaphs for women is lyric. It appears to be based on a new understanding of the function of epitaphs in the Late Choson Dynasty. Those works are composed of restrospection and the narrative method of those works perform a memorial scene again. It is different from past epitaphs which were composed of biography. Those works touch reader's hearts rather than give moral instruction. It means that some writers began to have a flexible understanding of women's life. Representative epitaphs are works for elder sister and the wife of his elder brother written by Bak, Jiwon, works for the wife of his elder brother and his father's concubine written by Chong, Yag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