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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雲夢』은 傳奇小說을 중심으로 한 前代 소설의 전통을 새로운 문맥 속에서 교묘하게 變容한 작품이다. 『구운몽』은 悲劇的 愛情傳奇의 名篇들을 통해 면면히 이어져온 슬픔과 忿의 정서를 새로운 맥락 속에 재배치함으로써 장면장면마다 웃음과 和樂의 세계를 구축한다.『구운몽』은 17세기 소설사의 주요 흐름, 즉 비판적 지식인의 현실 인식을 담은 전기소설과 하층민의 새로운 세계인식이 투영된 중편 국문소설에 대한 반론의 성격을 띤다. 『구운몽』의 반론을 통해 비판적 지식인의, 생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는 환기력을 잃고 우스꽝스러운 흥미소로 전락한다. 격화되는 갈등을 일정하게 반영하면서 새로운 전망을 보여주던 국문소설 역시 『구운몽』이후로는 지배 이념을 대변하거나 통속적 흥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구운몽』은 『金鰲新話』와 더불어 우리 고전소설의 최고봉으로 꼽힐 만큼 그 소설적 성취가 대단히 큰 작품이다. 그러나 『구운몽』이후의 소설에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심각한 문제 제기나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시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볼 때, 『구운몽』의 소설사적 위상과 가치는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Koo-Woon-Mong and the Tradition of Ch'unan-ch'i Hsiao-shuo